7월 27일부터 8월 21일까지 4주간의 부스트캠프 챌린지 과정을 마쳤다.
나는 회피형 인간이라 무엇이든 시작하는 게 참 어려운데
이번 부스트캠프에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미루다 지원서를 제출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백준에서 간단한 for문 문제 정도밖에 풀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두 번의 코딩 테스트 역시 무서웠다.
알고리즘이 뭐죠ㅎ 그냥 n중 for문 돌려서 하면 되는거 아닌가엽,,ㅎ
딱 이 상태였당ㅋㅅㅋ..
아무튼! 4주가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시작하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부스트캠프에 지원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부스트캠프 챌린지 지원부터 합격까지
처음 부스트캠프를 알게 된 건 페이스북 WOMEN WHO CODE SEOUL 그룹에 올라온 게시물 덕분이었다.
부캠을 '인생 역전시켜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셨던 작성자분의 말씀에 이끌려 홈페이지에 들어가 소개를 읽어보니 딱 내가 원하던 과정이었다.
컴퓨터과학 복수전공으로 얕게 CS 전공 지식을 쌓긴 했지만 취업을 하기에는 프로젝트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는데
챌린지 + 멤버십 두 과정 모두 합쳐도 반 년 정도이고 웹 지식을 쌓은 후 프로젝트 경험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또 같은 진로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 역시 기대됐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조금 걱정됐던 것도 사실이다.
지원서는 개발에 대한 열정, 배우기 위해 노력한 경험, 참여하는 각오, 덕질 경험 등에 대한 것들을 물어봤다.
여느 기업 자기소개서와는 다르게 솔직하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문항들이라 쉽게 써 내려갔던 것 같다. (쓰기 시작하는 건 너무 어려웠지만!😅)
기업 자소서를 써 본 적도 없고, 프로젝트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고, 포트폴리오 첨부도 하지 않았으며 덕질 경험도 프로그래밍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서류 합격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했다.
하지만 서류 합격을 해서 1차 코딩테스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때 늦게나마 프로그래머스 1단계 문제들을 조금씩 풀다가 메일을 확인했던 게 기억이 난다.
아, 참고로 덕질 경험은 프로그래밍과는 무관한 영상 편집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스무살부터 지금까지 거의 유일하게 꾸준히 해 온 취미 생활이자 부업 수단이었기 때문에...ㅎㅎ
(tmi...덕분에 두 개의 A+와 300만원 이상의 부수입을 얻었었당ㅋ)
굳이 프로그래밍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어도 자신이 얼마나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고 꾸준히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 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응시했던 1차 코딩테스트.
코테 공부 경험이 거의 없는 나도 시간 넉넉히 풀 수 있었을 정도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이것저것 테스트 케이스 추가해서 돌리고도 시간이 꽤 남았었다.
그래서 오히려 제대로 푼 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2차 코딩테스트는 캠을 켜고 응시해야 하는 등 제약 사항이 더 많았다.
난이도는 1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조오오금 더 어려운 정도?
이정도면 지원자들이 모두 잘 풀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최종 합격에 대한 자신감이 더 떨어졌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결과는 최종 합격이었다.
그러나 이 합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었다.
챌린지 1주차
챌린지의 일과는 이렇다.
매주 함께하는 조가 바뀌는데 그 조의 조원들과 함께 오전 두 시간동안 코드 리뷰, 학습 정리 공유 등을 하는 '피어 세션'을 진행한다.
오후 열 두시가 되면 그 날의 미션이 공개되고 배경 지식을 읽고 공부를 한 후 요구사항에 맞춰서 코드를 짠다.
7시가 되면 자신의 프로그램이 얼마나 요구사항을 만족했는지 체크를 한 후 코드를 제출한다. 만약 이 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더 늦게까지 프로그램을 짜도 괜찮다.
그 후 그 날 배운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여 제출한다.
내게는 첫 주 미션이 참 많이 힘들었다.
JS로 뭘 짜 본 적이 없기도 하고 간만에 코딩을 하다보니 다 낯설더라..
첫 날 미션은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for문에서 i를 제대로 선언 + 초기화하지 않아서 몇 시간을 날려먹었다..^^
for (i = 0; i < n; i++) <=이 따위로 코드를 작성했다는 말..😇
기본적인 for문부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그 비동기 처리 때문인가? 하고 혼자 엄청 삽질했던 기억이 난다.
또 쓰지 말라는 전역변수를 엄청 쓰기도 하고 ~~ 다시 봐도 첫 주 코드는 난리도 아니당ㅎㅎㅎ
첫날부터 과제를 지각해서 제출하고는 망했구나...하는 생각만 들었다.
이때부터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냥 즐기자는 태도로 참여했다.
다음날 피어세션에서 다른 조원분들은 코드를 쉽고 깔끔하게 짠 것을 보고는 더더욱 스스로의 쓰레기력을 실감하였다.ㅎㅎ
그와 별개로 첫 주 조원분들은 모두 좋은 분들이었다. 여러모로 자극도 많이 받았고 피어세션 분위기가 좋아서 항상 즐거웠다!
금요일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첫 주에는 코딩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문서 작성을 맡았는데 이걸 어떻게 깃헙에 올려야 하는지 완벽히 숙지하지 못해서..조원 12명이 보는 앞에서..내 터미널을 켜놓고 다른 조원 분의 도움을 받아 명령어를 한글자 한글자 입력했다!😇😇
("ㅇㅇ님 git clone 입력해 보실래요? g..i..t..." 이런 식으뤃ㅎㅎㅎ하하하 물론 도움 주신 조원분께는 아직도 감사하다..)
한 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렇게 살면 안됐구나..그리고 안되는구나 하고 느꼈다.ㅎㅎ
챌린지 2주차
난이도 자체는 1주차보다 2주차가 더 어려웠다. 특히 Day 6의 미션이 내게는 충격적이었다.
2주차 역시 거의 매일 7시 이후에 미션을 제출했다.
2주차의 피어세션 조는 1주차보다는 조금 더 차분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다들 열심히 하시고 또 잘 하셨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금요일, 2주차부터는 직접 뭔가를 만들기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우리 조의 능력자님이 해 놓으신 결과물을 이어받아서 다른 분이 해결 안된다고 하셨던 부분 하나를 겨우 고친 게 내가 한 일의 전부였다.
학교를 다니며 조별과제 프리라이더가 되는 걸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는데 딱 프리라이더가 된 느낌이었다..😇
그래도..한 것도 없는 내게 천사 조원님은 계속 감사하다고 하셨다...
금요일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정말 웹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쁜 챌린지의 일과+약속으로 가득 찬 주말 덕분에 이 다짐은 이행되지 못하였다,,🙃
챌린지 3주차
Day 11의 미션을 제외하고는 3주차는 나름 할만했다고 생각한다.
이 때부터는 학습정리도 좀 더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슬랙에도 질문을 올리고 내가 알고 있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3주차 피어세션 조원분들 역시 정말 좋은 분들이었고 그 분들의 열정과 실력 모두 정말 인상적이었다.
우연히 학교 선배인 것을 알게 됐던 조원분이 특히 분위기를 너무 잘 이끌어 주셨는데
프로그래밍 외적으로도 그런 성격과 태도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월~목 미션을 수행하고 또다시 돌아온 즐거운 금요일의 프로젝트 시간!
3주 프로젝트는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결국 원하는 기능 구현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내가 어느정도 뭔가 기여를 하기도 했고(아마두...)
같은 조가 된 분들끼리 합이 잘 맞아서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멤버십은 못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ㅎㅎ
챌린지 4주차
마지막 날의 미션을 제외하고는 4주차 미션도 괜찮았다.
그나마 4주차에 간간히 7시 이전에 미션을 제출하기도 했고..
물론 제가 잘했다는건 아니고요...제 코드는 늘 더러웠지만요..🙃
그냥 적응이 되어서 할만했다고 느껴졌던 걸지도 모르겠다.ㅎㅎ
4주차 피어세션 조도 너무 좋았다.
분위기도 좋았고 특히 능력자님들이 계셔서 정말 많이 배웠다.
프로그래밍 지식뿐만 아니라 겸손한 태도와 훌륭한 인성까지 정말 인상적이었다.
롤링페이퍼에 더 구구절절 찬양하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부담스러워 하실까봐 적당히 줄였당.ㅎㅎ
마지막 미션이 상당히 어려웠고 요구사항도 많았기 때문에
캠퍼분들 모두 늦게까지 코드를 짰었다.
나는 새벽 2~3시까지 하다가 잤는데 다른 분들의 열정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거의 아침까지 계속 했던 분들도 계셨기에..
그리고 어김없이 돌아온 마지막 프로젝트 날.
FE 쪽을 맡았는데 그 전 분들이 리액트를 사용하셨기 때문에 이름만 들어본 리액트로 프론트를 짜야 했다.
결국 나는 프로젝트 시간 내내 리액트 문법만 겨우겨우 파악했고... 혼자서만 간직해야 했던 로그인 창 겨우 만든 게 다였다.
그래도 뭔가 내가 가진 기술로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싶어서 포토샵으로 로고를 만들긴 했다......후...^^
(여기 이 로고...^^ㅎ)
마스터님들은 부담 갖지 말고 즐기라고 하셨으나..열심히 코딩을 하셨던 조원분께 죄송했다 너무😂..
월요일에 발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날은 저녁에 발표와 수료식까지 진행했다.
발표는 보는 것만으로 너무 재밌었고! 수료식 역시 한 달동안의 기억이 너무 좋았기에 감동적이고 그랬다...
쓰다보니 점점 걍 일기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네..😊..
챌린지를 마무리하며 서로서로 롤링페이퍼를 쓰기도 하고 다른 분들의 챌린지 수료 소감을 읽어보기도 하며 혼자 많이 감동받았던 것 같다.
수료식이 끝나고 정말 끝난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겁과 같은 시간일 줄 알았는데 한 달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다.
끝난 후의 소감
부스트캠프 챌린지는 정말 좋은 과정이다.
만약 가장 친한 친구가 부스트캠프 지원을 망설인다면, 망설일 시간에 지원서를 다듬어서 빨리 지원하라고 추천할거다.
우선 컨텐츠 자체가 좋다.
시간적인 제약으로 모든 분야의 CS 지식을 공부할 수는 없었으나 꼭 필요하고 중요한 내용은 대부분 공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 과제만 해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이런 게 있었다고..?하는 것들!
<지속 가능한 개발자>가 될 수 있는 공부 습관과 태도 형성에도 부스트캠프 챌린지가 큰 도움이 되었다.
왜 부스트캠프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자 양성을 강조하는지 잘 알 수 있었던...!
또 챌린지 과정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 모두 너무 좋았다.
그 분들의 지식 덕분에 새로운 것들을 배우기도 했고
열정과 긍정적인 태도 역시 큰 자극이자 동기 부여가 되었다.
한 달의 챌린지 덕분에 나의 무기력함도 많이 치료되었다.😊
음..나만 그런건지는 몰라도..
컴퓨터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개발자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에 컴퓨터 공학(우리 학교는 컴퓨터 과학이지만) 공부에 뛰어드는 순간,
그 방대한 내용과 다양한 분야 때문에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감도 오지 않는 것이다.
그야말로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내가 공부했던 다른 전공들은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국어국문학은 공부하면서 크게 어렵다고 느낀 적이 없었고 경제학 역시 우선 미시학과 거시학을 공부하다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하지만 컴과 복전을 시작하고 나서는
스스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다른 분야 공부에 쏟은 시간과 비슷한 시간을 쏟아부어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학교에서 배운 것이 실무에 바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나보다 실력 있고 똑똑한 전공생들이 넘친다는 것...
이런 사실들 때문에 계속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결과 점점 회피적이고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래도 어떻게 적당히 괜찮은 학점을 받고 복수전공은 마무리해서 대학 수료는 했지만
개발자가 되려면 뭘 해야 할 지 오지 않는 상태였다.
부스트캠프는 그런 상태였던 내게 무엇을 해야 할 지, 또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 지를 알려줬다.
또 남과 비교해서 내가 얼마나 잘 하는지가 아니라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졌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몸소 배웠다.
4주간의 과정을 통해 내가 얼마나 모자란 공부를 했는지 깨달았고 솔직히 멤버십 입과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챌린지 과정만으로 얻은 것이 정말 많았기에 이 4주가 너무 의미 있었다.
만약 멤버십이라는 다음 단계 없이 챌린지 과정만 있다고 해도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또 부스트캠프에 지원할 것 같다.
글이 길어지다보니까 자꾸 의식의 흐름대로,,비문 투성이 글을 쓰고 있는데,,,
아무튼 부스트캠프 너무너무 추천하고...나처럼 길을 잃은 이들에게 꼭 지원하라고 하고 싶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 분들..글솜씨는 없지만 말은 많은 궁문꽈의 글을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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